[논평] 보여 주기 들불축제가 아닌 내실 있는 생태 축제를 바란다!

논평 | 제주녹색당 | 2025-01-14

제주시가 불 놓기 없는 2025년 들불축제 계획을 1월 13일 발표하였다. 제주녹색당은 이제껏 들불축제의 주요 이벤트였던 불 놓기가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 배출을 늘리는 등 현 상황에 역행하는 점을 지적하며, 2023년 4월, 들불축제에 대한 숙의형 정책 개발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들불축제 원탁회의 운영위원회는 도민참여단의 의견을 종합하여 ‘기후위기 시대 탄소 배출, 산불, 생명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 마련을 통해 생태, 환경, 도민 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변화를 추구’하라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2025년 축제에서 제주시가 도민 참여단의 의견을 반영하여, 논쟁이 된 불 놓기를 폐지하겠다고 결정한 지점은 적극 환영한다. 들불축제 불 놓기는 더 이상 제주 풍습과는 거리가 멀 뿐더러,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행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 마켓이나 소비하는 형태가 아닌 오름 해설가와 사운드 스케이프를 하거나 선셋 트레킹을 하는 등의 새별오름을 직접 경험하고 살피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역시 지난 축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20억의 예산이 투입되는 2025년 들불축제에 대해 여전히 우려가 깊다. 불꽃쇼는 올해에도 폐지되지 않았다. 이제껏 불 놓기 문제에 가려져 있었을 뿐, 불꽃쇼 역시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대기 오염을 만들어 낼 뿐 아니라 탄소 배출량에 대한 문제 제기도 꾸준히 이어져 ‘생태, 환경, 도민 참여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라는 권고안에 부합하지 않다. 제주시장은 친환경 불꽃 등을 언급했지만 친환경 불꽃 축제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전 축제에서 핵심 콘텐츠였던 불 놓기가 화려한 미디어 아트로 대체되었지만 이 안에 ‘생태, 환경, 도민 참여의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 미디어 아트는 이미 대부분의 지자체 축제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형식인데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특성상 일부 업체에 이익이 집중된다. 도민들이 직접 기획하며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숙의형 정책 개발에서 의견을 내 준 이들은 내실 있는 생태 축제를 바랐다. 불놓기는 사라졌지만, 오름에서 화약을 터뜨려 불꽃 축제를 하고 다른 축제에서 다 하는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축제 형태는 ‘생태, 환경, 도민 참여의 가치’를 채우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이는 기존에 문제가 되던 형식을 일부 바꿔서 해결되지 않는다. 들불 축제는 제주만의 고유한 생태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제주시는 핵심 콘텐츠에 집착하여 방향을 잃었다.
제주시는 제주의 문화와 생태를 담은 생태 축제를 기획하라!

2025년 1월 14일
제주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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