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만다린 수입 폭증, 오영훈도정 지켜만 볼 것인가?

논평 | 제주녹색당 | 2025-04-22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에서 발표하는 만감류 출하 및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5년 2~4월 한라봉 가격은 3kg 기준 전년 15,000원대에서 12,000원 대로 20% 정도 하락하였고, 천혜향 역시 전년 3월 20,032원에서 14,518원으로 28% 하락하였다. 설 명절 이후 만감류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데다 판매가 부진하여 농협 선과장에 천혜향을 보내고도 한 달째 선과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농민들은 출하 지연에 따른 부패 우려와 판매 적체로 인한 불안감이 큰 상태이다. 

산지인 제주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도시의 대형마트에서는 천혜향, 카라향 같은 제주산 만감류 옆에 미국산 수입 감귤인 ‘만다린’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함께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고, 도내 편의점 과일 코너에도 ‘만다린’이 버젓이 놓여 있다. 만다린은 오렌지보다 껍질 까기가 수월한 데다 당도가 높고 가격도 제주산 만감류보다 저렴하여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수입 과일이다.  2012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만다린 관세율은 144%에서 매년 9.6%포인트씩 15년에 걸쳐 감축돼 2026년에는 0%가 된다.

관세가 낮아지면서 미국산 만다린 수입량은 2023년 587t, 2024년 2874t으로 1년 사이 네배가 증가했고 올해 1~2월 만다린 수입량은 1204.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01.8t)의 3배에 달했다. 실제로도 미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오렌지 농장은 반으로 줄고 수출용 감귤 농장은 2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내년 관세 철폐로 보호 장치가 사라져 버린다면 앞으로 제주도 감귤 농가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제주도는 과수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FTA기금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 사업 예산을 대폭 확대하여 국비 182억원을 확보하고 3월 초에 농가들로부터 사업 신청을 받은 바 있다. 농가들의 경영 안정과 제주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 확대라고 하지만, 생산을 잘 하는 것 못지않게 농산물을 잘 팔고 안정적인 농가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함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제주도정 귤 조수입 1조원 시대를 선전만 할 것이 아니라 농산물 유통 실태와 시장 전망을 조사하여 선제적으로 제주 농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FTA 같은 국가적 무역 협상의 효력 하에 지자체가 정책적 주도성을 가지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지만 도정은 수입 과일이 위협적으로 급증하는 현 상황에 손 놓고 있고, 오히려 농가와 생산자 단위에서 판촉 행사와 가격 할인 등으로 각자도생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는 제주도의 감귤 농가가 살아남을 수 없다. 오영훈도정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만감류 출하기와 만다린 수입 판매 시기를 분리·조절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 외에 특별 긴급 관세 도입의 가능성과 실효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관세법에 따르면 농림축산물의 수입 물량이 급증하거나 수입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에 "특별긴급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오영훈 도지사는 검증되지 않은 첨단 산업 유치에만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열명 중 1명 이상이 종사하는 제주의 농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농민들에게만 혁신을 외칠 것이 아니라 먼저 혁신적으로 제주 농가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보여 줘라!

정부에 만다린 등에 대한 특별긴급관세를 적극적으로 촉구하라!

2025년 4월 22일
제주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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