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월 3일 오전 11시 30분 제주도체육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2020년 제주도체육회 신년하례회’에 참석하여 “체육시설 확충과 체육인 복지 증진을 통해 더 좋은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대 프로 스포츠와 국제대회 유치, 2020년 도쿄올림픽 대비 타깃형 전지훈련 유치강화 등 제주도를 전지훈련 거점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유치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 도쿄올림픽의 문제를 전혀 직시하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원희룡 지사는 도쿄올림픽 전지훈련 제주유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 아니라 도쿄올림픽 참가 보이콧을 선언해야 한다. 도쿄올림픽 참가는 국민적 정서에 반할 뿐만 아니라, 방사능 피폭으로부터도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최국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났던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등으로 인한 피해로부터 ‘재건과 부흥’을 보여주는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달 초 성화봉송의 일본 출발지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남쪽 20여km 떨어진 ‘J-빌리지’의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의 308배, 원전사고 이전의 1775배에 달한다고 발표해 충격을 준바 있다. 이런 구체적인 수치가 발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더욱 심각한 것은 일본정부가 원전 방사능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오픈워터 수영 경기가 수질악화로 취소되었다. ‘패러트라이애슬론 월드컵 집행위원회’는 도쿄 오다이바 해변 공원에서 실시한 수질검사에서 대장균 수치가 국제 트라이애슬론 연합(ITU)이 정한 기준치의 2배를 넘자 경기 중단을 결정했다. 수질오염의 수준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었는데 과연 어떤 선수가 경기에 참여하려고 할까?
더욱이 한·일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일본정부와 조직위원회가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 응원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욱일기 논란은 한두 번 일어난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국제관함식이 제주해군기지에서 개최될 때에도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다. 또다시 제국주의 국가로의 면모를 드러내고자 하는 일본의 야욕에 원희룡 지사는 일침을 가해도 모자라다.
이 외에도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는 ‘여성 차별’골프장 문제, 건설업계와 야쿠자의 긴밀한 문제 등 도쿄 올림픽은 수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보이콧을 선언해야한다. 방사능 문제 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도쿄 올림픽은 제주도정의 슬로건인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의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오히려 원희룡 지사는 도쿄올림픽에 대한 보이콧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제주도민들의 체육시설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복지 증진 등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2020년 1월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