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거주불능지구’를 우려하는 원희룡도지사 기고문에 대한 제주녹색당 논평

논평 | 제주녹색당 | 2020-06-09

거주불능의 지구 이전에 이미 제주는 거주불능 상태

원지사는 그의 글처럼 다음 세대를 위하여 제2공항 철회를 국토부에 촉구하고, 비자림로 공사 철회, 동물테마파크 불허, 송악산뉴오션사업 취소를 서둘러라

어제 원희룡제주도지사가 한겨레신문에 거주불능의 지구를 넘겨줄 수는 없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의 활동영역이 생태계를 과도하게 침범한 것에 원인이 있다며 그 배후로 인간이 화석연료남용으로 초래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들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가 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함부로 다룬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원지사는 마지막으로 다짐한다. ‘우리를 이어갈 다음 세대에게 공존불가의 자연, 거주불능의 지구를 물려줄 수는 없다.‘ ’깨끗하고 안전한, 그러면서도 활력 넘치는 미래를 만드는 책임은, 좌우를 넘어, 바로 우리 세대에게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고 말이다.

구구절절 공감이 가는 내용이며 이러한 철학을 담고 있는 원희룡지사를 달리 보게 된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원지사가 펼치는 행정을 들여다보면 위의 글과는 정반대여서 도민으로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금 제주도청 앞에서는 월요일마다 송악산 뉴오션타운 반대대책위가 시위를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에서 부동의한 뉴오션타운 사업을 제주도가 아직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낮에는 또 선흘2리 대명동물테마파크반대대책위에서 피켓팅을 한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거문오름이 있으며 람사르습지마을로 지정된 선흘2리 제주 곶자왈지역에 열대동물들을 수입하여 동물테마파크를 만드는 사업에 대해 승인 불허를 촉구하는 내용이 피켓에 담겨있다.

제주 도청 앞에는 제2공항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아침집회가 573일째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제2공항이 제주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규모의 관광객을 불러들여 그렇지 않아도 쓰레기, 오폐수, 지하수 오염, 해양오염으로 몸살을 않는 제주를 더욱 망칠 것이라 주장하는데도 제주도는 강행 의지를 여러 번 언론에 표출했다.

그리고 527일에는 영산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가 채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태에 제주도가 비자림로 공사를 재개하여 하루만에 30여년 이상 수령의 나무 300여 그루를 베어냈다. 그리고 환경청의 요청으로 하루만에 공사가 중단되었다.

도무지 자연을 함부로 다루지 않겠다는 원희룡지사의 도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이쯤 되면 원희룡지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제주도 공무원들이 원지사의 뜻과 반대의 행정을 밀어붙이는 상황 중 하나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비자림로 공사의 경우 위법성의 소지가 있는 공사재개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도지사의 뜻을 무시하고 담당 국장의 재량으로 진행된 일이라면 경위를 파악하고 도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정치인으로 잔뼈가 굵은 원희룡지사지만 이번 글만은 거짓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를 이어갈 다음 세대에게 공존불가의 자연, 거주불능의 지구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그의 바람대로 법종보호종 십여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이 어느 곳보다 뛰어난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중단하고, 람사르습지, 세계자연유산 마을에 동물원을 세우겠다는 민간업자의 계획을 불허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한 송악산에 뉴오션타운 개발 같은 말도 안 되는 사업을 당장 철회하고 제대로 된 지질조사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제주도민 반 이상이 환경 수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제2공항 사업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거주불능의 지구 이전에 이미 제주는 거주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 거주불능제주, 거주불능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는가?

202065

제주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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