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은 태어날 생명을 선착순으로 정하나요?’
도로 신규 확포장 등 개발 사업 중심에서 돌봄과 안전, 공존을 위한 사업으로 대대적인 예산 전환을 촉구한다!
최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제주도청은 태어날 생명을 선착순으로 정하나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내용은 ‘9월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인 산후도우미 지원사업을 신청하러 보건소를 방문하였는데 정부지원금은 지원이 되고, 제주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본인부담금 지원은 올해 예산을 다 소진하여 지원이 안된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돌아왔다며 청원인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마저 차별을 주고, 나 몰라라 하는 게 제주도정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청원인은 ‘지원사업에 누락되는 출산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예산을 확보하고 형평성에 맞게 모든 출산가정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제주도는 연초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기존에 지원되고 있는 정부지원금과 별도로 본인부담금의 50%(최저 2만1500원~최대 40만원)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홍보했다. 관련부서는 언론을 통해 ‘지원에서 누락되는 출산가정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관기관 등의 협조를 통해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홍보가 너무 잘된 결과인지 예산은 이미 8월에 바닥이 나버렸다.
하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애초 출산가정을 충분히 지원하기에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가 편성된 것이 예산 조기 소진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해당 사업에 편성된 예산은 3억에도 미치지 못하는 2억9천2백만원. 위 사업 예산이 진즉 소진되었음에도 제주도는 6월과 9월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서 해당 사업을 배제했다.
그에 반해 1차 추경에서 국지도 및 지방도 건설 명목으로 34억8,866만원, 도시계획도로 확충에 53억9,400만원, 장기미집행 도시계획도로 대지보상에 36억7,463만원이 반영되었다. 올해 제주도의 도로 신규·확포장 예산은 이미 1400억 정도가 편성된 바 있지만 제주도의 도로 예산에 대한 인심은 넉넉하기만 하다. 이미 제주의 도로포장률은 서울을 제외하고 최고 수준이고 가구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전국 1위 수준이다.
제주도는 도로를 까는 일이 생명을 돌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가? 저출산을 대비한답시고 각종 전시용 정책을 내놓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쥐꼬리만 한 예산에 사업 시행 역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한 상황에서 이뤄지기보다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여전히 개발과 건설에 대한 투자가 돌봄에 대한 투자보다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 제주의 합계출산율 1.02명으로 2019년 1.15명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제주도는 기후위기와 코로나 시대, 예산 편성의 방향을 도로 신규 확포장 등 개발 사업 중심에서 돌봄과 안전, 공존을 위한 사업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제주도는 태어날 아이들에게마저 선착순으로 줄 세우는 행정을 당장 집어치워라!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본인부담금 지원 예산을 긴급하게 편성하여 태어날 아이들 모두가 적절한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