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도로구역결정 무효 확인 소송 기자회견문>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추진된 비자림로 공사를 중단하라!
첫 단추부터 다시 꿰어야 합니다
비자림로 공사는 환경영향평가라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습니다.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오늘 기자회견은 잘못된 첫 단추를 바로잡아달라고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자리입니다.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법적 절차인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2015년 통과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는 공사로 인한 환경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평가서에는 없던 애기뿔소똥구리, 팔색조, 긴꼬리딱새 등 수많은 법정 보호종이 발견되었습니다. 비자림로 공사는 중단되었고, 정밀조사를 통해 시민들이 발견한 법정 보호종들이 비자림로 공사장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검토한 결과 부실하게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거짓 부실로 작성한 업체는 과태료 처분을 받고 영업정지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비자림로 공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미 환경영향평가가 위법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입니다. 위법한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통해 승인된 도로공사 결정은 전면 무효가 되어야 합니다.
과정의 공정성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비자림로 도로구역 결정 무효 확인 소송”을 통해 공사 추진을 위한 첫 단추가 위법했으니 이후의 과정은 무효가 되어야 한다는 저희의 주장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고자 합니다.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합니다. 만일 도로공사 결정이 무효가 되지 않는다면 과정의 적법성보다는 결과 지상주의가 판칠 것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보이듯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가 회복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위법하게 진행된 비자림로 공사 무효 결정을 통해 과정의 공정성이 회복되길 기대합니다.
생명들의 마지막 보루, 제주에서 사라지면 한국 전체에서 사라진다
비자림로 공사현장에서 법정 보호종이 발견되었을 때 일부에서 이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주에서 애기뿔소똥구리가 없는 곳이 어디 있느냐.’, ‘팔색조는 제주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새일뿐이다.’ 그래서 애기뿔소똥구리와 팔색조 때문에 공사를 못하면 제주에 공사할 곳이 없다는 얘기도 합니다. 일부는 맞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얘기입니다. 육지에는 애기뿔소똥구리가 사는 곳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제주에서도 개체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에서 사라지면 한국 땅 어디서도 만나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에게 자주 보이는 생명들이 법정 보호종이라는 사실이 제주를 얼마나 빛나게 하고 있습니까! 왜 법정 보호종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는지 명칭을 곱씹어 보면 보다 분명해집니다. 개발로 인해 제주에서도 줄어들고 있는 이 생명들이 사라지게 된다면 한국 전체에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생명들이 됩니다. 생명들이 떠난 땅은 생명이 살아가기 힘든 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생명들의 서식처 파괴는 곧 우리 자신에 대한 파괴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개발사업들
기후위기가 지구촌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의 두 배 가까이 평균온도가 상승한 기후위험 지역입니다. 과다한 탄소배출로 지구 평균온도가 상승할 동안 제주도는 개발로 인한 열섬 효과까지 더해져 급격한 평균온도 상승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섬, 제주의 평균온도를 더 높이는 행위들은 이제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에 제주도정은 비자림로 공사를 원천 무효화하고 재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합니다.
1. 제주도는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추진된 비자림로 공사를 중단하라!
2. 제주도는 법정 보호종 서식지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라!
3. 기후위기 가속화하는 제주의 개발사업을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