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당선과 후쿠시마 사고 11주년 부순정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논평]
원전 최강국 건설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탈탄소 안전 사회로 이행해야
오늘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다. 당선을 축하하며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을 전달하고자 한다. 내일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꼭 11년이 되는 날이다. 후쿠시마 사고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내년 봄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도민사회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전체가 우려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반인륜적 침공에서도 핵발전소 위험이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핵의 위험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누구도 그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을 신조로 내세우고 있다.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안철수 후보는 SMR(소형모듈원전) 개발에 적극적이다. 당장 문재인 정부가 백지화한 신한울 3·4호기의 공사 재개를 윤 당선인은 공약으로 내세웠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는 대한민국을 다시 원전 공화국으로 진입시키는 일이다. 핵폐기물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원론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한국은 핵발전소 사고 위험이 갈수록 높아지는 지역이다. 지진 발생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으며 태풍의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해일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노후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고 신규 발전소 공사를 재개하는 것은 온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원전 관련 공약을 전면 폐기하라.
핵발전소의 위험이 널리 확산되지 않는 것은 정보의 폐쇄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 등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원자력 마피아라고 부를 정도로 폐쇄적인 기득권 집단으로 군림하고 있는 원자력 개발 집단에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공약은 곧 그들의 기득권 보장으로 이어지고 정보의 폐쇄성 또한 강화될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기구를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운영하라.
윤 당선인이 그리는 제주는 더욱 우려스럽다. 당선인의 제주도 핵심공약에는 제주도가 추구하던 탄소 없는 섬 제주가 아예 빠져있다. 지난 10년간 추진되어 온 탄소 없는 섬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전제로 제주의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 탈도 많고 문제도 많았지만 탄소 없는 섬의 모토에는 도민의 공감대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윤 당선인은 제주를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기 위해 도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사업이 아니라 분산형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자립이 가능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의 방향을 잡아 나가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 없는 섬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내년 봄 후쿠시마의 핵 오염수가 방류되면 핵 오염수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지역이 제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일본 정부의 핵 오염수 방류를 막을 외교적 방안을 마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