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제주여고와 교육청의 정확한 실태조사,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촉구한다

논평 | 제주녹색당 | 2022-03-17

제주여고는 교내 인권침해사실을 알린 졸업생들에 대한 2차 가해를 멈춰라!

제주여고와 교육청의 정확한 실태조사,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촉구한다

 

지난 15일 제주여자고등학교 졸업생 김채은 씨와 학생인권조례TF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여자고등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진행한 인권침해 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용기 내어 학생인권침해 사례를 증언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들에게 큰 응원과 성원을 보낸다.

보고서에 나온 내용은 충격적이다. 작년에 제주학생인권조례가 힘겹게 제정되었지만 조례의 존재가 무색하게 제주의 교육현장에는 여전히 교사의 욕설과 폭언, 성희롱 등이 횡행하고 있다.

게다가 기자회견 이후 제주여고가 교장 명의로 발표한 공식 입장문은 이러한 인권침해 사태를 대하는 교육책임자들의 인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입장문은 ‘설문 보고서나 성명서가 다분히 의도된 편향성이 있다’, ‘기준이 모호한 항목으로 교사의 신상을 매도한 점, 정황에 대한 설명도 사실 관계도 없이 성희롱으로 규정한 점’에 유감을 표명하며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기보다 자기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학생의 인권을 침해한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어려움을 감수해가면서 폭로한 학생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게다가 해당 학교 교장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폭언한 것은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 그 선생님이 굉장히 못된 선생님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피해 학생들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

여전히 교사와 학생간의 위계가 강한 제주의 교육 현장에서 학생이 직접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폭로하고 공론화하기 위해서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학교 안에서 진행되는 인권 침해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용기를 내준 학생들에게 큰 응원과 성원을 보내면서 해당 학교와 교육청에 이제라도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

학생인권침해 관련 사건은 가해자가 교사인 상황에서 학교 내 전수조사나 자체조사의 방법으로는 사실 파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주학생인권조례 제4조 2항 “학교의 설립자와 경영자, 학교의 장과 교직원, 학생의 보호자 등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학생의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에 근거해 제주여고는 도교육청의 실태조사와 별개로 성폭력 전문기관에 의뢰해 제대로 된 학교 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당 학교 교장이 문제를 통감하기보다 학생에게 책임을 돌리며 2차 가해를 서슴없이 저지른 상황에서 학교법인 제주여자학원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도내 학교 현장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인권침해를 없애기 위해 학생들이 용기를 냈다.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자들은 비겁한 변명으로 일관하기보다 현실을 직면하고 책임 있는 대책으로 이에 응답해야 한다.

 

2022년 3월 17일

부순정 녹색당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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