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불로소득 챙기는 기득권 의회, 틀을 싹 바꿔야 한다

논평 | 제주녹색당 | 2022-04-04

불로소득 챙기는 기득권 의회, 틀을 싹 바꿔야 한다

 

지난 3월 31일에 공개된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의 정기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을 보면, 제주도의원 1인 평균 재산은 1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산이 증가한 주된 원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전체 도의원들의 토지와 건물 증가액만 따지면 작년 한 해에만 37억 7,710만 원이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노동자와 자영업자 모두가 심한 어려움을 겪었던 2021년에도 도의원들은 별 탈 없이 재산을 불린 셈이다. 이런 도의회가 도민들의 삶을 잘 대변할 수 있을까? 

제주도청이 지난해 말에 공개한 ‘2021 제주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도내 월평균 가구소득은 200~300만 원 미만이 19.3%로 가장 많았고, 100~200만 원 미만이 16.3%, 50~100만 원 미만이 10.1%, 50만 원 미만이 6.4%로 300만 원 미만 가구가 전체의 52.1%를 차지한다.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답변 비율도 43.8%나 되었다. 그리고 도내 46.5%의 가구가 부채를 가지고 있고, 부채의 원인으로는 주택 마련(임차, 구입)이 60.2%로 가장 높았다. 

도민들은 빚을 내어 주택을 마련할 때 도의원들은 토지와 건물로 재산을 불린 셈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 고용호 의원은 제2공항 관련된 농지 투기 의혹을 받았고, 김경학 의원은 작년 한 해에만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토지 증가액이 2억 4,128만 원이나 되었다. 이경용 의원도 도시우회도로개설사업과 관련된 문제를 지적받은 바 있다. 다른 도의원들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토지와 건물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전형적인 ‘불로소득’이고 대부분의 도의원들이 불로소득을 챙겼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최고 수준인 반면 직장인 1인당 평균 연봉이 전국 최저 수준이다. 땀 흘려 일해도 생활비조차 제대로 마련하기 어려운 도민의 현실을 불로소득 챙기는 도의회가 제대로 대변할 수 있을까?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기득권 도의회를 바꾸는 기회여야 한다. 다가오는 5월 19일부터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시행된다. 제주도의회도 이해충돌 방지 조례를 만들어 공직자의 투기나 사적 이익 추구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본인이나 가족들이 토지나 건물, 관련 사업체를 소유한 도의원이 개발사업을 다루는 상임위에 배정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도의원의 구성이 실제 도민의 삶을 반영하도록 새로운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대체해야 한다. 녹색당이 도의회의 문을 활짝 열겠다.

 

2022년  4월 4일

제주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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