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오영훈 도정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계획을 철회하라!

논평 | 제주녹색당 | 2022-12-15

오영훈 도정은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계획을 철회하라!

일방적 주민 피해 강요하는 무한 증설 이전에 관광객 수 관리로 수요를 조절하라!

지난 13일 결사반대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진 머리띠를 맨 월정리 주민들이 제주도의회와 제주도청 앞으로 모였다.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관련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과정이 위법하다며 공사를 강행하면 행정에 대한 고발까지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월정리 마을회에 공문을 보내 12월19일 월정리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고 주민들의 기자회견이 열린 날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를 강행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시 동부 지역의 하수 처리 용량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내세우며 월정리 주민들의 무조건적인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과거에도 하수처리장 증설을 둘러싼 갈등은 반복되었다. 관광객수 증가와 개발 증가로 인해 제주의 하수처리량은 2010년 이후에 급증하였고 그 때마다 제주도는 일부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며 기존 하수처리시설을 증설해왔다. 점점 하수처리장이 대형화, 집중화될수록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 역시 커져만 갔고 거대한 하수관로 신설 비용 역시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도두동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은 4000억 가까운 예산이 소요되는데다 각종 문제에 부딪히면서 사업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제라도 하수처리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야만 한다. 녹색당은 두 가지 방향 전환을 제안한다.

첫째, 관광객 수 조절을 통해 하수처리 용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2019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수는 1520만명으로 2009년 650만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인구 증가율이 56만에서 67만으로 관광객 수 증가에 비해 미미한 편이다. 급격하게 증가한 하수 처리 용량의 상당 부분이 관광객 수 증가에 기인한다는 의미이다. 제주도는 관광객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 예상하고 제2공항 건설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격화되는 제주 사회의 갈등과 제주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 여부에 대한 고민과 해결 방안은 진행되고 있지 않다. 수천억원을 투입한 하수장 증설은 제주에 살고 있는 도민들과 생태계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리핀 보라카이의 경우 일일 관광객 수 제한을 통해 섬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제주 역시 이와 같은 결단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단위의 소규모 분산화 정책이 필요하다.

최근 제주도는 곳곳을 파헤치며 기존 하수관거를 교체하거나 하수관거를 신설하고 있으며 이 예산 역시 수천억원에 달한다. 특히 제주시의 경우 세 곳의 하수처리장이 50만 이상 인구의 하수를 담당하고 있다. 하수처리시설설치 비용의 80%가 하수관로 설치 및 관리에 소요된다. 하지만 소규모 분산시스템은 이송거리를 줄여 막대한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장거리 관로에서 발생하는 하수의 누수, 맨홀 관리 등의 2차적인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 더불어 기존 시설과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작고 비용 부담을 넘어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 소규모 분산화 정책은 제주도의 통합적인 물관리 정책하에 같이 추진되어야 한다.

오영훈 도지사 역시 지난 9월 광역화·집중화된 환경기초시설의 분산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계획을 철회하고 제주형 하수관리 정책을 새롭게 수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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