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축소하며 강행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2단계 사업 철회하라!
도로공사에 쏟아붓는 300억 혈세, 도민들에게 무제한 5천원 대중교통 이용권으로 지급하라!
자동차 등 수송 부분의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제주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교통문제 해결 대안은 무엇일까? 교통지옥을 벗어나 쾌적하게 이동할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자가용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보행 환경을 개선하거나 자전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는 방안일 것이다. 그런데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한다며 제주도가 강행하고 있는 중앙버스전용차로(BRT) 2단계 공사는 오히려 대중교통 이용을 저해하는 공사를 위한 공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제주도는 도비 169억원이 포함된 총 사업비 328억원을 투입해 제2차 간선급행버스(Bus Rapid Transit) 전용차로 확대 사업을 실시한다. 이번 공사는 동서광로 11.8km 구간을 중앙버스차로제로 변경하는 사업이다. 올해는 제주시 광양사거리에서 옛 해태동산까지 서광로 3.1km 구간이 대상으로 버스승강장 14곳을 신설하고, 가로등과 신호등을 이설하게 된다. 일부 구간의 경우는 기존 인도폭을 최대 4.5m로 축소한다.
이번 공사의 대상 지역인 서광로는 도로폭이 20~21미터에 불과하다. 중앙로 전용차로 구간처럼 26~27미터 확보를 위해서는 가로수를 잘라내고 인도를 축소하는 일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고 이는 보행 환경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 버스정류소를 찾아 내리쬐는 뙤약볕을 피할 가로수가 하나 없는 인도를 걸어 버스를 탈 사람이 정말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단 말인가?
중앙버스전용차로 사업은 여러 측면을 다차원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정책이다. 제주도의 도로 환경 및 교통 여건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 없이 오히려 인도를 줄이고 가로수 수백 그루를 베어 유일한 해결책인 양 버스중앙차로를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버스 이용자 및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으며 제주도가 목표하는 버스 이용 편의성 확대 및 버스 통행 분담률 역시 제고될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충분한 검증 없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진행되는 이번 중앙버스전용차로 2단계 공사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도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제주 교통 환경에 적합한 중앙버스전용차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통합적 계획 없는 단편적 정책은 결국 예산 낭비로 귀결될 것이 뻔하다. 그럴 예산으로 우선 월 5천원 버스부터 시행해라. 버스 분담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 충분한 검증 없이 도로공사에 투입되는 혈세 300억 원을 도민들에게 무제한 버스이용권으로 돌려주기 바란다. 굳이 가로수 수백 그루를 뽑지 않아도 인도를 확 줄여 보행자들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지금 시급한 건 무리한 도로공사가 아니라 도민의 삶의 비용증가를 줄이는 일이다.
2022년 12월 9일
제주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