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군사적 위협으로 몰고 갈 위성 생산 공장 신축을 불허하라!
한화시스템과 군이 11월 29일 제주 해상에서 지상 관측 목적의 소형 합성개구레이더(이하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을 우주로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되었지만 오늘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 예측된다. 한화시스템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제주 민간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탐라대학교 부지에 위성을 조립하고 기능과 성능을 시험하는 공장을 짓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주산업 유치라는 미명하에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일들에 대해 제주녹색당은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
첫째는 제주의 군사기지화 가속화 및 긴장 격화이다.
한화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 계열사들을 두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레이다와 지휘통제통신, 전투체계 분야를 대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북정찰목적의 초소형 SAR위성 개발에 착수하기로 하고 지난 5월 한화시스템과 679억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개발사업' SAR 검증위성 1기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 해상에서의 위성 발사 계획은 이 계약에 의한 과정이다. 이번 발사 실험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한화시스템이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에서 10여 분 걸리는 탐라대학 부지에 위성 생산 공장을 짓게 되면 제주 남쪽 해상은 위성 발사지가 될 것이다. 제주가 첨단 무기의 공장과 실험장이 된다는 의미이다.
2016년 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된 후 제주 해상은 핵잠수함과 핵항공모함이 빈번히 드나드는 곳이 되었으며 지난 11월 26일에는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일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해상훈련’에 앞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고 북한은 사실상 파기를 선언한 상태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적대적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정세 속에 제주의 우주센터 유치는 동아시아 평화를 증진시키기는커녕 남북한 무기 경쟁을 강화시킬 것이다. 2005년 제주도는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정책에 기여하기 위해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수시로 드나드는 해군기지의 존재와 함께 첨단 무기로 사용될 위성 생산 공장 유치는 평화지대가 되어야 하는 제주를 군사기지로 내몰고 있다.
둘째는 졸속으로 추진되는 탐라대학부지 활용 과정이다.
오영훈 도지사는 지난 1월 탐라대학교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신산업 유망 기업을 육성 유치하고 핵심 기술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7월 오영훈지사가 한화시스템과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음에 따라 오영훈지사가 유치하려는 신산업 핵심 기술이 전쟁 무기를 첨단화시키는 산업과 기술임이 드러났다.
제주도는 이를 밀어붙이기 위해 고속 주행을 하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탐라대학 기존 건물의 활용도를 비롯해 부지를 둘러싼 도시 인프라 등에 대한 검토 용역비로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안에 10억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이 용역이 시작되기도 전에 제주도는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를 통해 탐라대 부지에 한화시스템이 신청한 공장 신축 개발행위 허가를 조건부 수용했다고 11월 20일 밝혔다.
제주도가 유치하려는 신산업이 첨단무기 산업이 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 공론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부지 활용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한화시스템에 위성생산 공장 허가를 해준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크다.
제주도가 도비를 들여 매입한 탐라대학 부지가 첨단 무기 제조공장 부지로 사용되는 것이 적절한 지 공론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며, 탐라대학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가 우선이다.
제주도는 무리한 공장 신축행위 허가를 철회하고 첫 단계부터 탐라대학교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용적으로 절차적으로 한화시스템의 위성생산 공장 유치 과정은 부적절하며 제주녹색당은 오영훈도지사에게 다음을 촉구한다.
첫째, 오영훈도지사는 4.3이라는 비극을 겪은 제주도를 다시 군사적 위협으로 몰고갈 위성 생산 공장 신축을 불허하라!
둘째, 오영훈도지사는 탐라대학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도민 공론화를 실시하라!
샛째, 동아시아 안전지대로서 제주도의 위상을 구축하여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고 제주도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하라!
2023년 12월 4일
제주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