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테크노캠퍼스 기회발전특구 지정, 마냥 환영할 일인가?
연소시험장의 환경적 위험, 근거 없는 고용 효과 꼼꼼히 따져야 한다!
옛탐라대학교 부지에 조성 예정인 하원테크노캠퍼스가 지난 20일 기회발전특구에 선정되었다. 오영훈 지사는 “위성제조·발사·관제·위성 데이터 활용 등 우주산업 전주기를 수행할 수 있는 제주만의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주도가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하원테크노 캠퍼스의 기회발전특구 지정은 과연 제주에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인가?
제주도는 도민들에게 우주산업의 실체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기회발전특구 지정으로 인해 제주의 우주산업이 순조롭게 정착해서 제주의 미래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환상을 잔뜩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오영훈지사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는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보면 우려가 되는 지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첫째, 하원테크노 캠퍼스 구상안에 포함된 고체엔진과 액체엔진 연소시험장은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연구용역을 보면 하원테크노 캠퍼스 계획에는 약 73,245㎡ 규모의 액체엔진연소시험장과 고체엔진연소시험장, 우주용 추력기 시험장 조성이 들어가 있다.
엔진연소시험의 경우 추진체, 산화제. 연료, 각종 고압가스들을 지상설비에서 공급하면서 연소와 제어 시험을 하게 되는데 등유를 사용하는 액체연료는 연소 과정에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상당한 연료의 불완전 연소 과정에 막대한 온실가스,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독가스 등이 배출될 뿐 아니라 유해한 화학물질과 중금속을 포함한 폐수는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을 경우 지하수 자원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시험 과정에 유출된 연료 등은 토양을 오염시키고 엔진 시험으로 인한 강한 소음과 진동은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크게 위협할 것이다. 고체연료 역시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화약과 같은 성질로 폭발 위험이 크며 유해성 뿐만 아니라 안전성에도 문제가 많다. 한화의 고체엔진 연소시험장이 있는 대전 공장에서 2018년 5월 로켓추진제 용기 연료 충전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와 2019년 2월 폭발 사고로 2, 30대 젊은 근로자 3명이 숨진 사고는 연소시험장의 위험성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 도민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둘째, 기회발전 특구 지정으로 기업은 명확한 특혜를 얻지만 제주도민에게 돌아올 이익은 불확실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주를 비롯하여 8개의 기회발전특구를 지정하면서 특구 이전 기업에 상속세, 양도세, 소득법인세, 취득세, 재산세 등의 혜택 제공 및 이전 기업 근로자 대상 민영주택 특별 공급 및 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 등의 혜택을 약속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기회발전특구 지정 절차와 요건, 조세 특례, 비용 지원 등의 내용이 규정된 ‘지역균형투자촉진특별법’ 제정을 추진했던 국민의 힘은 22대 국회에서 최우선 입법과제로 지역균형투자촉진특별법 제정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 법안은 노동계가 “노동시간·최저임금 등 노동관계법상 최저 노동조건 및 임금 보호 등에 대해 광범위한 적용 제외를 허용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제주 우주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은 이 사업에 총 예산 4천8백억 원(국비와 지방비 2천6백억 원, 민간 2천 2백억 원)이 투여되며 그에 따른 제주도의 생산유발효과 약 4천2백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약 2천2백억 원, 고용유발 효과 4천8백여명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가 기회발전특구 신청을 위해 ㈜한화시스템과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2개 앵커기업과 체결한 투자협약에는 고용인원이 415명에 불과하다. 그보다 열배가 넘는 고용유발 효과의 근거와 생산유발 효과 및 부가가치 유발효과의 근거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제주도는 제주의 우주산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제주도는 마땅히 검토해야할 할 사업의 타당성, 환경적 측면에서 위험성 등, 제주도의 군사화에 대한 우려 등에 대한 검토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하원테크노 캠퍼스의 기회발전특구지정은 제주도에 장밋빛 미래를 안겨다주지 않는다. 제주도는 이제라도 도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머리를 맞대고 숙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2024년 6월 27일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정의당제주도당, 제주녹색당